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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치러진 일본 참의원(상원) 선거의 최대 승리자는 가미야 소헤이(神谷宗幣·48) 참정당 대표로 꼽힌다. 참정당은 이번 선거에서 14명을 당선시켜 15석의 주요 정당으로 급부상했다. 반면 참정당에 보수 지지층을 뺏기며 13석을 잃은 자민당은 101석으로 주저앉았다. 가미야 대표가 일본 우익의 신성(新星)으로 떠오른 것이다.
‘니폰진 퍼스트(일본인 우선)’를 내건 가미야는 “다국적 기업이 (코로나) 팬데믹을 일으켰다는 소문이 있다”는 식의 음모론이나 “나이가 많은 여성은 아이를 상가대출이자 낳을 수 없다”는 식의 자극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이 중 가장 선거에 주효했던 것은 반(反)외국인 발언이었다. 가미야는 “인력이 부족하면 임금이 오를 텐데, 외국인들이 일본인보다 30%나 낮은 금액에도 일하니, 일본인의 임금도 안 오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외국인은 상속세를 내지 않는다”는 명백한 가짜 뉴스를 공식 석상에서 퍼뜨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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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송윤혜


일본은 노동력 부족으로 완전 고용 상태에 가까운 나라다. 외국인 근로자 수도 230만명으로 전체 취업자의 3% 수준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외국인 근로자가 일본인 생활을 옥죈다는 논리를 폈다. 외국인 부자들 창업자대출 의 일본 토지·아파트 구매를 문제 삼았고, 외국인 스파이 위험도 거론했다. 그러자 소셜미디어에선 ‘#참정당돌풍’ ‘#참정당좋아’와 같은 해시태그가 등장했고, 어느새 ‘참정당’이 일본 정당 중 소셜미디어에서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검색어로 등장했다.
참정당이 돌풍을 일으킨 비결 중 하나는 30~50대 일본인 지지층이 가미야에게 느끼는 연대 의식 광명보금자리 이란 분석이 나온다. 정치를 가업으로 물려받은 자민당의 유력 정치인인 ‘오봇짱’(부잣집 도련님)과는 달리 서민의 삶이 무엇인지 안다는 것이다. 가미야는 1977년 인구 9000여 명인 후쿠이현 다카하마 마을에서 수퍼마켓을 운영하는 부모 밑에서 태어났다. 일본 고도 성장기가 지나고 버블 붕괴가 시작된 1990년대 이후 대학을 다니고 사회에 나왔다. 간사이대학 이미사용중 을 다니던 시절엔 8개월간 18국을 도는 배낭여행을 했다고 한다. 2001년 졸업 후 고등학교 교사(영어·세계사)가 됐으나 1년 만에 가업인 식품 수퍼마켓 운영에 도전했다가 도산했다. 이후 교사 활동을 다시 하다가 정치를 시작한 건 2007년 오사카부의 스이타시(市) 시의원부터다. 2020년엔 참정당을 창당했다.
최근 엔저와 고물가, 실질임금 하락, 범죄율 증가로 생활 수준이나 치안이 예전과 같지 않다고 느끼는 일본인들의 마음을 파고든 것도 주효했다. 많은 유권자가 “자민당이나 기존 야당이 가계의 현실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는다”고 느끼는 가운데 ‘스스로 행동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외국인 규제 강화, 세금 개혁에 나서겠다는 참정당에 기대를 갖게 됐다는 것이다. 산케이신문은 “단순 명쾌한 주장은 자민당을 지탱해온 견고한 보수층을 허물었으며, 취업 빙하기 세대나 무당파층, 주부층에도 파고들었다”고 분석했다. 아사히신문은 “참정당의 거리 연설 때 지나가다가 멈춰 서서 듣는 일본인이 많았다”고 전했다.
참정당이 이번 참의원 선거 돌풍에도 중의원(하원)은 3석에 불과한 것은 한계다. 3년 뒤 치러질 중의원 선거 때도 이번과 같은 약진이 가능할지는 불명확하다. 대중적 인기를 얻은 가미야의 개인적 약점이 터져 나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 예컨대 2023년 12월 그의 비서였던 여성이 자살했는데, ‘파워하라’(지위를 이용한 갑질) 논란이 일었다. 이 여성은 자살 전 지인에게 “어떤 말을 해도, 어떤 폭언을 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걸까. 과거 직장 상사 중에는 이런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가미야는 당시 “엄격한 말을 한 것은 사실이며,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