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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투자시장에 A씨와 같은 소극적인 투자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금융감독원 집계에 따르면 A씨와 같은 DC형 퇴직연금 가입자 중 지난해 수익률 상위 1% 가입자들은 22.7%에 달하는 높은 수익을 냈다.



그래픽=백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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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자가 직접 퇴직연금을 굴려 성과를 가져가겠다는 쪽으로 흐름이 바뀌면서, 올해 상반기 새로운 퇴직연금 투자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다. 우선 은행에 뒀던 적립금이 대거 증권사로 이동했다. 퇴직연금 적립금으로 상장지수펀드(ETF)를 일정 주기로 적립식 매수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 또 인공지능(AI) 기반 로보 어드바이저(RA)에 매매를 맡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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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유입세 강해도 수익률 은행 ‘勝’
올해 상반기 퇴직연금의 ‘실물 이전’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굴리고 있던 퇴직연금 상품을 따로 팔아 현금화하지 않아도 다른 금융사로 옮길 수 있게 하는 서비스다. 지난해 10월 말 도입됐는데, 올해 상반기(1~6월) 내내 은행에서 증권사로 부지런히 돈이 움직였다. 지난 6월 말까장기주식투자
지 실물 이전 서비스가 시작된 뒤 8개월 동안 은행에서는 1조173억원이 순유출됐고, 증권사로는 1조206억원이 순유입됐다. 올해 상반기 증권사의 퇴직연금 시장 점유율은 처음으로 25%를 넘어섰다.



그래픽=백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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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신용평가는 보고서에서 “DB(확정 급여)형 계좌는 여전히 은행과 보험 업권 선호가 강하지만, 가입자가 직접 운용하는 DC(확정 기여)형, IRP(개인형 퇴직연금) 계좌에 한해서는 증권업으로 퇴직연금 머니 무브가 뚜렷하다”고 했다. 퇴직연금에는 회사가 퇴직 급여를 운용하는 DB형과, 회사가 넣은 퇴직금을 근로자가 직접 운용하는 방식의 DC형, 개인이 가입밥TV
하고 직접 납입해 운용하는 IRP형 등 세 유형이 있다.
증권 업계로의 머니무브에도, 상반기 수익률은 은행이 근소하게 앞섰다. 지난 6월 말 기준 원리금 비보장 상품의 최근 1년 평균 수익률은 DC형과 IRP 모두 은행권이 각각 7%, 7.25%로 증권사(6.34%, 6.31%)를 앞섰다.
올해 상반기 코스피 수익률이 약 28%를 기록하는 등 국내 주식시장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사가 미국 주식 등 해외 투자 상품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데 비해 은행은 국내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을 주로 운용한다.
◇ETF 적립식 매수로 분산 투자
상장지수펀드(ETF)를 적립식으로 매수하는 흐름도 나타난다. ETF로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하면서, 이를 적립식으로 매수해 투자 시기를 분배하는 전략이다.
금융사들도 관련 상품을 적극 출시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퇴직연금 ETF 판매 잔고가 최근 2조원을 넘겼는데, 적립식 매수 서비스로 편의성을 높인 점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증권은 자동으로 ETF에 매일·매주·매달 단위로 투자할 수 있게 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매월 지정한 날짜에 원하는 ETF를 자동 매수 주문하는 서비스를 퇴직연금 계좌로 확대 적용했다.
◇AI에 일임해 자동 매매
AI 로보 어드바이저에 자산 운용을 맡기는 투자 방식도 인기다. AI에게 포트폴리오 추천을 받는(자문형) 데 그치지 않고 매매까지 해주는 ‘일임형’ 투자가 특히 유행이다. 올해부터 정부가 IRP에도 일임형 서비스를 본격 허용하면서 그 시장이 커지고 있다. 로보 어드바이저는 고객 나이나 투자 성향, 은퇴 시점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다르게 설계한다.
하나은행은 지난 3월 로보 어드바이저 일임 서비스를 도입해 분산·장기 투자 원칙을 바탕으로 포트폴리오를 정기 조정하고 있다. NH농협은행도 최근 비슷한 서비스를 도입했고, 신한은행도 퇴직연금 로보 어드바이저 일임형 서비스 도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NH투자증권은 퇴직연금 적립식 ETF 서비스와 로보 어드바이저 일임 서비스에 가입하는 고객에게 상품권 등을 주는 행사를 하고 있다.
☞DC형 퇴직연금
회사가 매년 적립금(임금의 12분의 1)을 퇴직연금 계좌에 넣어주면 근로자 스스로 운용하는 방식이다. 향후 근로자가 받는 퇴직급여는 운용 성과 등에 따라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