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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자동차는 부품 하나만 없어도 생산이 중단된다"(김주홍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전무) "K-조선업의 경쟁력인 '적기 납기'가 흔들리면 중국과의 경쟁이 더 힘겨워질 수 있다"(정석주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전무)

사용자의 범위를 넓혀 하청 노동자에 대한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고, 파업 손해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청구권을 제한하는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인터넷바다이야기
개정안) 입법이 급물살을 타면서 재계 반발도 커지고 있다.
특히 한미 관세 협상의 '히든카드'인 조선업과 '수출 효자'인 자동차업종이 노란봉투법에 발목이 잡혀 경쟁력을 잃게 된다면 한미 조선 협력은 물론 한국의 산업 경쟁력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노란봉투법, 파업 만능주의 부추겨…산업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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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영자총협회와 12개 주요 업종별 단체들은 30일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법 개정안은 '파업 만능주의'를 초래해 산업생태계를 붕괴시킬 것"이라며 법 심의 중단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노란봉투법은 사용자 범위를 확대해 원청과 하청 근로자 간 교섭을 가능하게 하고, 파업에 대한 과도한 손해배파생결합증권
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이 골자다. 현재는 임금협상 결렬 등에만 파업이 가능하지만 개정안이 시행되면 구조조정, 공장 해외 이전 등을 이유로도 파업할 수 있게 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지난 28일 법안심사소위와 전체회의를 연이어 개최하고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노란봉투법을 처리했다. 경영계는 대국민 호소문을 내며 속도조절을 요청하고 있지만,주식실전투자
민주당은 다음 달 4일 본회의 처리를 노리고 있다.
이날 공동성명에는 경총을 비롯해 한국섬유산업연합회, 대한건설협회,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대한석유협회,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한국기계산업진흥회,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한국철강협회, 한국반도체산업협회, 한국화학산업협회, 한국배터리산업협회가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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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근 경총 상근부회장은 "개정안은 사용자 범위를 무분별하게 확대해 원·하청 간 산업생태계를 붕괴시키고, 우리 산업경쟁력을 심각하게 저하할 것"이라며 "도급이라는 민법상 계약의 실체를 부정하고, 계약 당사자가 아닌 원청을 쟁의행위 대상으로 삼으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 부회장은 "자동차, 조선, 건설업이 다단계 협업체계로 구성된 상황에서 노란봉투법 통과 시 원청 기업들을 상대로 끊임없는 쟁의행위가 발생해 원·하청간 산업생태계가 붕괴할 것이 자명하다"며 "특히 관세 협상에서 주목받는 조선업은 제조업 중에서 협력사 비중이 높아 노조법 개정 시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이 부회장은 노란봉투법이 '파업 만능주의'를 부추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지금도 산업현장은 강성노조의 폭력과 파괴, 사업장 점거, 출입 방해 등 불법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개정안이 통과되면 기업 투자 결정, 사업장 이전, 구조조정 등 사용자의 고도의 경영상 판단까지 쟁의행위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업은 노조의 불법행위에 사실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어 산업현장은 1년 내내 노사분규와 불법행위로 큰 혼란을 겪게 될 것"이라며 "기업들은 경영효율화와 노동생산성 향상은 고사하고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상실할 것"이라고 했다.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 상근부회장이 30일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에서 노동조합법 개정 중지를 촉구하는 업종별단체 공동성명을 발표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7.30/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車·조선업 경쟁력 잃을 수도…최후 보루는 헌법소원"
이날 기자회견에선 노란봉투법의 부작용을 성토하는 업종별 목소리가 쏟아졌다.
김주홍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전무는 "자동차 회사는 협력업체가 1~4차까지 1만개가 넘는데, 산업 특성상 부품 하나라도 공급이 막히면 생산 자체가 중단된다"며 "가뜩이나 완성차 업체의 자체 임금 및 단체협약으로 어려움을 겪는데, 협력 업체까지 파업한다면 1년 내내 협상만 해야 한다. 굉장히 절망스러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정석주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전무는 "조선업은 중국과 굉장히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수주가 한국은 15%, 중국은 70%였다"며 "우리 조선업이 (중국보다) 신뢰받는 이유는 기술력과 생산 안정성인데, 만약 단체교섭이 증가해 생산 차질을 빚는다면 안정성과 신뢰도가 크게 낮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동근 부회장도 "(정부 협상단은) 조선과 원자력 분야의 한미 협력을 지렛대로 관세 협상을 벌이고 있는데, 조선업이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잦은 파업으로 경쟁력을 잃는다면 한미 조선 협력이 제대로 될 수 있겠나"라고 반문하면서 국회가 입법을 중단하고 노사 간 대화에 따른 합의점을 도출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경영계는 노란봉투법이 끝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6개월간의 유예 기간을 지켜본 뒤 헌법 소원을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이동근 부회장은 "경영계의 공식 입장은 다음 달 4일 국회 본회의에 (노란봉투법을) 상정하지 말고 사회적 대화를 더 하자는 것"이라며 "만약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6개월의 유예 기간이 지난 후 최후의 보루인 헌법 소원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편 손경식 경총 회장도 31일 경총회관에서 노란봉투법과 관련한 반대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