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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2022년 한 고등학교 교직원으로 발령받아 근무를 시작했다. 그는 발령된 지 5개월 만에 육아휴직을 사용했다. 육아휴직에 들어간 지 약 2개월이 지났을 무렵 학교는 A씨를 한 직급 아래로 강임했다. 이어 강임 처분을 A씨가 근무를 시작한 시기부터 소급 적용했다. 
B씨는 A씨와 같은 해 동일한 학교법인이 운영하는 한 중학교 교직원으로 발령받았다. 그는 발령 7개월 만에 육아휴직을 사용했다. 학교 측은 B씨가 육아휴직에 들어가고 약 3주가 지나자 그를 강임했다. B씨에 대한 강임 처분도 A씨와 마찬가지로 발령받은 시점부터 소급 적용됐다. 
육아휴직 쓰자 '강등'…바다이야기사이트
당사자는 처분 사실조차 몰라
A씨와 B씨는 모두 자신들이 강임 처분을 받게 됐는지조차 알지 못했다. A씨 등은 사학연금을 확인하다 부담금이 줄어든 사실을 알고 강임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학교법인을 상대로 두 차례에 걸쳐 정보공개청구를 진행했다.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당초 직급보다 낮은 재직증명서를 발급받고 나서야 강임 사실을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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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냈다. 학교법인의 강임 처분이 위법하다는 이유였다. 근로기준법은 사용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근로자를 전직·감봉 등 기타 징벌을 할 수 없도록 금지하고 있는데 이를 어겼다는 주장이다. 
학교법인은 A씨 등의 직급에 해당하는 인건비 보조금을 교육청으로부터 지원받지 못해 어쩔 수 없이 강임을 전망좋은주식
하게 된 것이라고 항변했다. 또 강임 처분이 소급적으로 철회된 만큼 이들이 생활상 불이익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노위에 이어 중앙노동위원회도 학교법인의 강임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학교법인은 중노위 결정을 취소해달라는 취지의 행정소송으로 맞섰다. 
법원 "강등 처분으로 연금 수령액 줄어 경제적 손해" 우성I&C 주식

서울행정법원 제12부(재판장 강재원)는 학교법인 측 주장을 일축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강임은 업무상 필요성이 분명하지 않은 반면 A씨 등에겐 상당한 생활상의 불이익을 주고 학교법인이 강임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도 거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법원은 채용공고를 통해 임용예정직급을 명시했고 이에 따라 종자돈500으로10억만들기
채용 절차를 진행한 점에 주목했다. 그런데도 A씨 등이 알지 못하게 당초 채용공고에서 명시한 직급과 다르게 강임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공개경쟁채용의 명시적 공고 내용, 학교법인의 A씨 등에 대한 채용 결과와 발령 경위, A씨 등에겐 아무런 귀책사유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강임은 학교법인의 일방적 조치일 뿐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법원은 학교법인 측 주장을 조목조목 꼬집었다. 교육청으로부터 당초 직급에 맞는 인건비 보조금을 받지 못해 강임이 불가피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학교법인이 A씨 등이 임용된 날부터 육아휴직 사용 전까지 보조금과 원래 직급에 상응하는 인건비 차액을 지출하면서 이들에게 보수를 지급해 왔다"며 "재정이 특별히 악화됐다고 볼 자료도 전혀 없어 강임을 해야만 할 업무상 필요성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생활상 불이익도 있다고 봤다. 직급이 낮아지면서 사학연금 납입금액이 줄었던 것. 이에 따라 A씨 등은 향후 사학연금 수령액이 감소해 경제적 불이익을 얻었다. 
그러면서 "학교법인은 강임으로 직급을 변경하지 않았는데도 A씨 등에게 전혀 알리지 않았고 학교법인이 강임을 하기 전 A씨 등에게 의견 제출 기회를 부여하는 등 최소한의 절찾거 요건이라도 갖췄다고 볼 자료도 없다"고 판시했다. 
출생아 줄어도 육아휴직자↑…크고 작은 분쟁도 증가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육아휴직 사용자 수는 13만2535명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5.2%(6527명) 증가한 것이다. 출생아 수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일·가정 양립 제도 확대에 힘입어 육아휴직자가 늘었다. 
남성 육아휴직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2015년만 해도 4872명으로 전체 사용자 중 5.6%에 불과했지만 2017년 1만2042명, 2020년 2만7421명에 달했다. 지난해의 경우 전체 육아휴직자 가운데 남성 비중이 31.6%를 차지하면서 사상 처음 30%대에 진입했다. 
육아휴직 사용자가 늘어난 만큼 아직도 곳곳에선 크고 작은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규모가 작은 사업장에선 육아휴직 사용 자체에 거부감을 드러내는 관리자나 사용자들이 여전히 적지 않다. 각종 직장인 커뮤니티엔 이에 관한 사연글이 꾸준히 올라올 정도다. 
대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육아휴직을 앞둔 여의도의 한 금융사 과장은 "성과와 실적이 중요한 조직문화가 뿌리 깊게 자리한 회사여서 육아휴직을 한다는 건 사실상 퇴사하겠다는 의미"라며 "육아휴직을 사용한 다른 선임자들도 휴직 기간이 끝나자 모두 퇴사했는데 똑같이 퇴사를 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육아휴직을 신청해 아쉬울 건 없다"고 털어놨다. 
이재명 대통령은 공약집을 통해 사업주의 명시적 허가 표시 없이 신청만으로 육아휴직제도를 허용할 수 있도록 '자동육아휴직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공약은 고지 방식을 전환해 자유롭게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것이 골자다. 
한 대형 법무법인 노동팀장(변호사)은 "실무에선 사용자가 '육아휴직을 다음에 쓰면 안 되냐'는 식으로 하는 경우가 있어서 이런 것을 못하게 한다는 것인데 지금도 육아휴직은 법적으로 사용자가 승인을 하지 않을 수가 없도록 돼 있어 실무적으로 별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학교법인과 A씨 측 간 분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학교법인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장을 제출했다. 학교법인 측 소송대리인은 이달 재판부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하는 등 법적 공방을 예고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